대변으로 자폐스펙트럼 진단 가능?..."장내미생물에서 차이 발견"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7-09 14:30:32
  • -
  • +
  • 인쇄

대변으로 자폐스펙트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치수 홍콩중문대학 교수연구팀은 1~13세 어린이 1627명의 대변 샘플을 분석한 결과, 일반인과 자폐스펙트럼 환자의 장내 미생물간에 차이를 발견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자폐스펙트럼 어린이의 장내에서는 총 51종의 박테리아와 18종의 바이러스, 14종의 고세균, 7종의 곰팡이 그리고 12종의 대사 경로가 변형된 형태로 발견됐다.

연구팀은 인공지능(AI)의 머신러닝 기법으로 31종의 미생물과 소화기 계통의 생물학적 기능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자폐스펙트럼 어린이를 식별해냈다. 정확도는 82%였다.

자폐스펙트럼의 경우는 에너지와 신경발달에 관여하는 다양한 대사 경로가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 교수는 "보통 자폐스펙트럼 확진을 내리기까지 3~4년이 걸리며 대부분의 어린이는 6세에 진단을 받는다"며 기존의 긴 검사과정 대신 일상적인 대변 검사를 통해 훨씬 빠르게 자폐스펙트럼을 진단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최근 자폐 진단기준이 확장하면서 자폐스펙트럼 발병율이 전세계 1만명당 10~16명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자폐스펙트럼의 60~90%는 유전적 요인에서 발병하지만 부모의 고령화, 출산 합병증 및 임신중 대기오염, 특정살충제 노출 등 다른 요인들의 영향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폐스펙트럼 환자의 소화계에 서식하는 박테리아 종류가 적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자폐스펙트럼 때문인지, 실제로 자폐스펙트럼에 영향을 미치는지의 여부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수 교수는 "자폐는 유전적 요인이 상당한 역할을 하지만 미생물군은 면역 반응, 신경전달물질 생성, 대사 경로 등을 조절해 기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는 인과관계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미생물군이 자폐스펙트럼 증상의 중증도나 발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미생물 군집의 혼란이 자폐스펙트럼의 심각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라면, 환자들로 하여금 미생물의 다양화를 위한 식단이나 프로바이오틱스(살아있는 박테리아) 섭취하게 해 질환을 완화할 가능성을 제기할 수 있는 것이다.

수 교수는 "궁극적으로 보다 효과적이고 비침습적인 자폐스펙트럼 진단 도구와 치료 전략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대변 샘플이 1세 정도의 자폐증 어린이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조사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Nature Microbiology)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광복적금부터 기부까지...은행들 독립유공자 후손돕기 나섰다

최고금리 8.15%에 가입만 해도 독립유공자 단체에 815원 기부되는 등 시중은행들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지원에 나서고 있다.8일 KB국민·신

SK이노·카카오·빙그레...광복 80년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에 '한뜻'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기업들이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독립유공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SK이노베이션은

정부, 사망자 1명만 나와도 공공입찰 제한 추진

정부가 중대 산업재해로 사망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공공입찰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7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국

[최남수의 ESG풍향계] 삼성전자vsTSMC...ESG 성적은?

세계 최상위권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TSMC.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최강자이고 TSMC는 파운드리 1위 기업이다. 이들 두 기업은 글로벌 선두권

ESG평가원 "포스코, 계열사 잇단 인명사고...ESG등급 하락 전망"

포스코홀딩스가 비상장 자회사 포스코이앤씨의 반복된 인명사고로 인해 ESG평가에서 종합등급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잦은 인명사

한전, 2028년 사채발행한도 초과한다..."화석연료 탈피해야"

한국전력공사의 취약한 채무구조가 고착되고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2028년까지 사채발행한도가 초과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화석연료

기후/환경

+

日 규슈 400mm '물폭탄'…잠기고 무너지고 '아비규환'

11일 일본 규슈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침수와 산사태, 하천 범람 피해가 잇따르며 사망·실종자가 속출했다. 일본기상청은 구마모토현 다

캐나다 1주일째 '활활'...720건 넘는 산불에 '속수무책'

캐나다가 1주일째 대형산불로 신음하고 있다.10일(현지시간) 캐나다산불센터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725건의 산불이 진행중이다. 연방 정부는 군과

튀르키예 규모 6.1 지진...200km 떨어진 이스탄불도 '흔들'

튀르키예 서부 발르케시르 부근에서 10일 오후 7시 53분쯤(현지시간)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다.이날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AFAD)에 따르면 지진의

"韓 10대 기업 폭염 책임액 161조원...발전5사가 58% 비중"

지난 13년간 전세계 폭염으로 인한 피해에서 국내 10대 기업들이 차지하는 책임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161조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161조원 가운데

하늘의 공포 '난기류'...가장 심한 항공 노선은 어디?

기후변화로 난기류가 더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에서 난기류가 가장 심한 항공노선은 193km 거리의 아르헨티나 멘도사-칠레 산티아고 노선인 것으

EU, 해외 탄소크레딧 구매로 탄소감축?..."탄소투자 위축" 비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전문가들의 자문도 거치지 않고 개발도상국 등 해외에서 탄소크레딧을 구매해 탄소감축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수립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