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풍에 시달리는 美 ESG펀드...눈칫밥에 ETF 출시도 '주춤'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4-02-21 12:11:33
  • -
  • +
  • 인쇄
작년 출시된 ESG ETF펀드 상품 48개에 그쳐
올해 둔화추세 지속...ESG 재포장해 판매시도

미국 공화당에 의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거센 탄압을 받으면서 지난해 미국에서 출시된 ESG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loomberg Intelligence, BI)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출시된 ESG ETF는 모두 48개로, 전년의 104개에 비해 절반 넘게 감소했다. ESG ETF 상품이 125개 출시됐던 2021년과 비교하면 62%가량 줄었다. 

이미 있는 ESG 펀드도 줄줄히 없어지고 있다. 지난해 ESG가 표기돼 있는 ETF 가운데 청산된 상품이 36개나 됐다. 이는 전년도 보다 2배 많은 수준이다. 이렇게 폐기된 ESG ETF 상품 가운데 60%는 수익성 악화없이 활발하게 운용되고 있었다. 

문제없이 운영되던 ESG ETF들이 청산되고 관련 상품 출시가 뜸해지면서 지난해 미국 ESG ETF에서 순유출된 자금은 43억달러에 달했다. 운용규모가 130억달러에 달하는 대형 ESG ETF 상품인 'iShares ESG Aware MSCI USA ETF(티커 ESGU)'는 지난해 90억달러가 빠져나갔고, 올들어서도 8억90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샤힌 컨트랙터(Shaheen Contractor) BI 수석 ESG 전략가는 "정치적 혼란과 규제 변화로 인해 자산관리자들이 주춤하면서 ESG ETF 출시가 계속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는 "지난해 하반기 투자회사들은 기후전환 상품과 같은 주제별 유형의 펀드 마케팅에 집중했으며,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액티브 펀드의 높은 수수료도 ESG 투자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액티브 펀드의 수수료는 다른 펀드보다 70% 더 높은데, 다수의 ESG 펀드가 수수료가 높은 액티브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액티브 펀드는 높은 기대수익을 추구하며 적극적으로 기업들에 투자하는 펀드전략을 말한다. 

BI에 따르면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ESG 중심 ETF 자산의 거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또 골드만삭스그룹, 블랙록, JP모건 체이스앤코 등 다수의 거대 자산운용사들이 액티브 ESG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 회사인 스트라테가스 시큐리티스(Strategas Securities)의 토드 손(Todd Sohn) ETF 전략가는 "ESG 펀드와 관련해 내가 겪은 가장 큰 문제는 ESG 펀드 상품들이 액티브 펀드를 표방하지만 수동적인 지수에 영향받고 있다는 것"이라며 "액티브 펀드의 장점도 없을 뿐더러 어떤 경우에는 몇 배의 수수료를 더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상당수 자산운용사들은 정치적 외풍을 막기 위해 ESG 관련 상품을 다시 포장해 판매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후보 4명으로 좁혀졌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최종 압축 후보군으로 임종룡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및 외부 후보 2명 등 총 4명을 선정했다고 2일

[최남수의 ESG풍향계] 조정기간 거친 ESG...내년 향방은?

올 한 해 ESG는 제도적으로 조정기간을 거쳤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에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고 SEC(증

기후/환경

+

폭염과 폭우에 시달린 올가을...육지와 바다 기온 '역대 2위'

올가을 평균기온이 지난해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가을 기후특성 분석결과에 따르면, 올 9~11월 평균기온은 16.1℃를 기

폐허가 된 동남아 일대...'대홍수·산사태'로 사망자 '눈덩이'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등 동남아시아 일대가 폭우로 발생한 대홍수와 산사태로 폐허로 변했다. 사망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4일(현지시간) AP

[날씨] 수도권 '퇴근길' 눈 온다...첫눈부터 '펑펑'

오늘 퇴근길에 눈을 맞을 수도 있다. 4일 오후 6시경 수도권에 눈이 시간당 1∼3㎝씩 거세게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발해만 쪽

2040년 '플라스틱 오염' 2배 증가...그런데 97% 줄이는게 가능하다고?

반환·재사용 제도를 통해 플라스틱 오염을 2040년까지 97%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3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사립재단 '퓨

"집값 떨어져"...美 부동산 기후위험 데이터 비공개로 전환

미국 최대 부동산 매물사이트인 질로우(Zillow)가 부동산의 기후위기 노출 위험도를 공개하는 기능을 삭제했다고 최근 가디언이 보도했다. 집값이 떨어

껌은 '미세플라스틱 폭탄'...플라스틱 성분인데 규제 사각

껌이 플라스틱 성분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때문에 껌을 씹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미세·나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