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에 소비자는 '골병'...글로벌 석유회사들은 2800억달러 '돈잔치'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4-02-19 13:59:35
  • -
  • +
  • 인쇄
(사진=연합뉴스)

세계 5대 상장 석유회사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떼돈을 벌었다.

영국 비영리기구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에 따르면, 러-우 전쟁이 시작된 지난 2022년 2월 이후 BP, 쉘(Shell), 셰브론(Chevron), 엑손모빌(ExxonMobil), 토탈에너지(TotalEnergies) 등 글로벌 넘버5 석유회사들은 2810억달러(373조3800억원)가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BP와 쉘은 전쟁 이후 총 942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이는 영국 전체 가구의 17개월에 해당하는 전기요금"이라고 추정했다. 589억달러의 수익을 올린 쉘은 올해 고수익 석유 프로젝트에 다시 집중하기 위해 저탄소 부서에서 최대 330명의 인력 감축을 단행하고 있다. BP는 전쟁 이후 350억달러를 벌었다. 또 셰브론과 엑손모빌, 토탈에너지가 이 기간에 벌어들인 수익을 합치면 총 1870억달러에 이른다.

글로벌 위트니스의 패트릭 갤리(Patrick Galey) 수석 화석연료 조사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쟁의 그늘 아래 살고 있는 평범한 우크라이나 사람들부터 집 난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전역의 가정에 이르기까지 수백만명의 사람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며 "이번 분석은 결국 화석연료 대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승자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경제 및 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원자재 시장 가격 약세로 수익이 일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석유기업들이 주주들에게 더 많은 배당금을 지급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형 석유회사들은 2022년에 1040억달러에 달하는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들에게 큰 이득을 안겨줬다"고 분석했다. 2023년에도 1000억달러 넘게 배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갤리 조사관은 "이 기업들은 유럽에서 필요로 하지않고 기후가 감당할 수 없는 석유와 가스 생산량을 늘리는 데 이익을 쓰고 있다"며 "주주 수익만 생각하는 이같은 행태는 화석연료 산업이 소비자와 지구를 망치고 있는 또다른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지난해는 기록상 가장 더운 해로 폭염, 홍수, 산불이 발생해 전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로 피해를 입었다. 또한 많은 연구들은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는 인간이 초래한 지구온난화가 없었다면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애머스트 매사추세츠대학교(University of Massachusetts, Amherst) 경제학자 이사벨라 웨버(Isabella Weber)는 "식품, 해운, 석유 및 가스 분야 기업들의 수익 증가폭이 크다"며 "기업들이 위기를 악용해 고객을 희생시키면서 이윤과 주주 배당을 늘리는 것을 막기 위해 목표 가격 통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에너지 위기는 대부분의 유럽인에게 최악의 시기였지만 에너지 기업에게는 최고의 나날이였다"며 "비상사태로 인해 필수부문에서 기록적인 수익이 발생하면 공공과 기업의 이익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최악의 충격 속에서도 사상 최대의 수익을 거둔 민간 기업들에게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부문을 전적으로 맡길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종이로 교체 'ESG 강화'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과일세트 포장을 100% 종이로 전환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기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K-컬쳐 뿌리 '국중박' 하이브와 손잡고 글로벌로 '뮷즈' 확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반려호랑이 '더피'의 굿즈를 판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핫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방탄소년단(BTS)의 하

하나은행, 美글로벌파이낸스 선정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 수상

하나은행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지(誌)'로부터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Best Sub-Custodian Bank in Korea 2025)'으로 선

LG생활건강, 청년기후환경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 활동 성료

LG생활건강이 자사의 청년기후환경활동가 육성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YOUTH)'가 2025년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일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지

쏟아지는 추석선물세트...플라스틱·스티로폼 포장 '여전하네'

추석을 맞아 다양한 선물세트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선물세트들

쿠팡 '납치광고' 반복한 파트너사 10곳 형사고소...수익금 몰수

쿠팡이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납치광고'를 해온 악성파트너사 10곳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납

기후/환경

+

전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 사상 첫 석탄 추월...중국과 유럽 덕분

전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석탄 발전량을 넘어섰다.국제에너지 분석기관 엠버(Ember)가 7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 상반기 글로

충북 옥천 동쪽서 규모 3.1 지진 발생…"피해 보고는 없어"

8일 오전 충북 옥천 동쪽 지역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다.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5분쯤 충북 옥천군 동쪽 약 10km 지점에서 규모 3.1의 지

대만 화롄서 또 지진…새벽에 규모 5.0 진동에 '화들짝'

지난 4월 강진으로 피해를 입었던 대만 화롄 지역에서 8일 오전 또다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대만 중앙기상청(CWB)에 따르면 지진은 이날 오전 6시

수령 어려진 열대우림...탄소저장공간 1억4000만톤 사라져

열대지역 나무들의 수령이 어려지면서, 숲에 저장돼있다 방출된 탄소가 1억4000만톤에 이른다는 연구가 나왔다.2일(현지시간) 독일 GFZ헬름홀츠 지구과

스위스 빙하, 2015년 이후 1000개 사라졌다...'전체의 25%'

스위스 빙하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2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빙하연구소(GLAMOS) 연구팀은 2015년 이후 스위스 빙하가 약 25% 사라졌다

10억달러 피해 입힌 '괴물산불' 43%가 최근 10년에 발생

피해 금액이 1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산불의 약 절반이 최근 10년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2일(현지시간) 칼럼 커닝햄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 박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