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석유기업 BP가 주가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헤지펀드로부터 기후정책 철회 압박을 받고 있지만 청정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를 비롯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영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블루벨 캐피털 파트너스(Bluebell Capital Partners)는 BP에게 기후정책 축소·철회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이 서한에는 석유 및 가스 생산량을 줄이고 장기적으로 BP를 청정에너지 공급업체로 전환하겠다는 약속을 폐기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BP는 버나드 루니(Bernard Looney) 전 최고경영자(CEO) 주도하에 석유 및 가스 사업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초에는 2030년까지 생산량을 40% 줄이겠다고 선언했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에너지 시장이 혼란해진 여파를 감안해 지난해 생산량 감축 목표치를 25%로 낮췄다.
블루벨 캐피털 파트너스는 서한을 통해 "2030년까지 석유 및 가스 생산량을 2019년 수준보다 25% 줄이겠다는 약속은 사회 평균치보다 높다"면서 "BP는 비합리적인 전략으로 주가 가치를 떨어뜨렸다"고 비난했다. 또 "블루벨 캐피털 파트너스는 루니 전 CEO가 퇴사하기 전에 투자했으며, 그가 퇴사하지 않았다면 그의 사임을 요구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BP의 주주 총수익률은 지난 4년동안 쉘(Shell), 엑손모빌(ExxonMobil) 등 경쟁사에 비해 낮았다.
블루벨 캐피털 파트너스는 "BP는 2023년부터 2030년까지 바이오에너지, 수소,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280억달러까지 줄여야 한다"며 "재생에너지에 대한 모든 투자를 중단시켜 주주가치 하락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서한에 BP는 "청정에너지 투자는 변함없이 지속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BP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주요 주주들을 만났는데 대부분 우리의 청정에너지 전략을 지원해주고 있다"면서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지금부터 2030년까지 석유와 가스 생산량은 줄이겠지만 청정에너지 사업부문에서는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BP는 "석유 및 가스 수요는 결국 감소한다"면서 "미래수익원을 구축하기 위해 바이오 연료 및 재생가능 전력과 같은 청정에너지 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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