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눈·코·입이 즐겁다...환경까지 챙긴 '2023 서울카페쇼' 가보니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11-09 18: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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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 코엑스 '2023 서울카페쇼' 전경 ⓒnewstree

"카페 창업을 준비하는데 도움될 게 있을까 싶어 이번 전시회에 방문했어요."

지난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22회 서울카페쇼(The 22nd Seoul Int'l Cafe Show)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글로벌 36개국 675개사 3750여개 브랜드가 참가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서는 부스마다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이날 오전 10시 개막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관람객이 늘어 전시장의 모든 길목을 메우고 있었다. 2030 젊은 세대, 여성층 비중이 월등했으며 작정한 듯 캐리어를 끌고 온 사람들도 보였다.

카페를 운영하는 업주들을 비롯해 카페 창업을 희망하거나 준비하는 젊은 예비 사장님들은 이곳에서 좋은 납품처를 부지런히 알아보고 있었다. 해외업체 참여비율도 높고 카페라는 분야의 글로벌 시장성이 워낙 큰 덕분인지, 외국인·다인종 방문객 비율도 여타 전시회 대비 더 많았다.

이 많은 관람객들을 수용할만큼 전시회 규모도 어마어마했다.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E홀까지 전관에서 개최해 코엑스 전체가 카페를 위한 공간이나 다름없었다. 카페의 나라(?) 한국다웠다.

▲서울카페쇼의 전통차 '꽃차' ⓒnewstree

올해 서울카페쇼가 2024년 카페 트렌드로 선정한 '투게더(TOGETHER)'답게 카페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커피를 비롯한 음료부터 음료에 들어가는 원재료, 카페서 빠질 수 없는 디저트와 카페 창업에 필요한 기계, 인테리어까지. 카페 창업을 꿈꾼다면 방문해볼만 하다.

이번 서울카페쇼의 주요 트렌드는 '다양성'과 '맞춤형', '친환경'이라 할 수 있다. 개막 첫날 기자가 직접 방문한 현장은 세분화되는 소비자의 취향과 니즈에 맞춘 다양한 제품들의 향연이었다. 메뉴도 다국적화되어 세계의 커피와 음료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번 '카페쇼'는 ESG를 지향하는 전시회답게 일회용품을 줄이려는 노력들이 엿보였다. 각 부스뿐만 아니라 전시회 차원에서 서울시와 협력을 맺고 ESG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또 카페에서 일회용품을 대체할 수 있는 다회용품 제품이나 생분해성 제품들을 전시하는 부스도 많았다. 

▲카페서 빼놓을 수 없는 디저트 ⓒnewstree

서울카페쇼는 눈과 코와 입이 모두 즐거운 전시회였다. 다채로운 음료와 화려한 찻잔 세트, 향긋한 꽃차 냄새와 빵 냄새가 콧속을 헤집고 발길을 붙잡았다. 조명 빛에 번들거리는 마들렌, 커피 한잔이 절로 생각나게 만드는 케이크는 저절로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도넛, 젤라또 아이스크림 등 아기자기한 디저트들은 지나가던 방문객들도 한번씩 "귀엽다"며 돌아보게 만들었다. 청송사과빵, 강릉감자아이스크림 등 지역 특산품도 함께였다.

개중에는 디저트를 단순 전시용으로 진열해 사먹을 수 없는 '그림의 떡'도 있었다. 일반 소비자가 아닌 업주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부스들이었다. 동결·건조과일, 견과류, 잼, 시럽 등 음료·디저트에 들어갈 부재료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서울카페쇼에서 다양한 음료를 시음해볼 수 있다. ⓒnewstree

카페 박람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역시 시음이다. 세계 각국에서 온 커피와 차, 달달한 주스와 톡 쏘는 에이드·하이볼. 취재온 기자로 하여금 마냥 먹고 마시러 온 것같은 착각마저 일으켰다. 어묵국물·라면국물·마라탕을 티백으로 즐길 수 있게 만든 일명 '해장차', 큐브 모양 고체로 동결건조시켜 물에 바로 타 먹을 수 있는 차 등 독특한 기술이나 제품도 눈에 띄었다. 맷돌로 핸드드립 커피를 만든다는 아이디어는 그야말로 '신박'했다.

▲핸드드립 커피용 맷돌 ⓒnewstree

친환경·웰빙 트렌드인 유기농·비건 제품도 빠지지 않았다. 유지방이 전혀없어 매끈하고 담백한 맛을 주는 오트 우유, 은은한 단맛이 있어 별도의 당 첨가가 필요없고 산미없는 커피와 궁합이 좋은 쌀 우유, 귀리 우유 등 라떼로 제조가능한 식물성 우유가 주류를 이뤘다.

카페 창업주들은 반드시 고려해야할 장비들도 대거 선보였다. 음료제조기, 제빙기, 제빵기부터 진열대까지, 가정에서도 쓸 수 있는 소형 커피포트나 제빙기도 제법 보였다. 음성 명령을 인식하고 음료를 제조하는 로봇팔 제품도 돋보였다.

▲카페 창업에 필요할 설비들. 우리에게 익숙한 진동벨도 보인다. ⓒnewstree

방문객들을 상대로 퀴즈 및 사진촬영뿐만 아니라 전문 셰프들이 직접 빵을 만들며 레시피를 전수하는 시연 이벤트들이 열리고 있었다. 실시간으로 크루아상 제빵 과정을 지켜보던 방문객들은 반죽 방법을 자세히 묻기도 하고, "저 작은 반죽이 저렇게 커지냐"며 감탄하기도 했다. 시음·경품 이벤트가 열리는 곳은 어김없이 부스 주변으로 대기줄이 길게 늘어졌다.

주목할 점은 이번 전시회 자체가 ESG 전시회로 기획됐다는 점이다. 서울카페쇼는 올해 전시 주제로 선정한 '함께 새롭게: Blend New, Brand New' 키워드에 맞춰 지속가능한 카페 산업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서울카페쇼를 주최하는 엑스포럼은 마이스 업계 최초로 지난 10월 30일 서울시와 '서울 글로벌 전시회 ESG 운영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속가능한 마이스 경영 실천에 나섰다. 주최 측은 참가업체 및 관람객을 비롯,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해 탄소 배출량 감축, 지역사회 연계, 관련 산업 육성 프로그램 등을 추진해 나간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카페쇼 전시장 곳곳에서 텀블러 세척기를 체험해볼 수 있다. ⓒnewstree

그 포부답게 전시회 곳곳에 ESG 캠페인을 홍보하는 현수막, 포스터 등이 걸려있었다. 식기세척기 전문업체 '돌핀'과 협력해 텀블러·다회용컵 세척존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커피찌꺼기인 커피박 수거 부스를 설치해 업사이클링을 꾀했다.

그 맞은편에는 커피박으로 만든 미니 화분들을 진열한 ESG 포토존이 있었다. 커피박은 국내 최대 커피박 수거·재활용 사회적협동조합인 '자원과 순환'이 수거해 재활용할 예정이다. 참가부스들로 하여금 부스 제작·운영 및 시음·시식 행사에서 배출량을 줄이고 친환경 소재를 이용하는 그린부스 캠페인도 운영되고 있었다.

▲커피박 수거 부스와 ESG 포토존 ⓒnewstree

자체적으로 친환경을 홍보하는 업체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다회용컵 제조업체와 수거업체, 카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컵·빨대·그릇 등 포장용기를 PLA·대나무·종이 등 생분해 가능한 소재로 대체한 업체들, PLA 소재의 선물용 포장끈과 티백까지 선보인 곳도 있었다. PLA가 고온에 약한 단점에 대해 해당 업체 관계자는 "PLA의 녹는점이 160°C여서 아무리 끓여도 온도가 100°C를 넘지 않는 물에는 담가도 아무 문제없다"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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