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30년까지 탄소배출 55% 감축?..."현재 정책으론 불가능"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0-25 16:17:08
  • -
  • +
  • 인쇄

유럽연합(EU)이 기후목표를 달성하려면 지난 10년동안 감축한 온실가스보다 3배 더 줄여야 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에너지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극한기후를 막기 위해 EU는 2030년까지 1990년보다 온실가스를 55% 더 적게 배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렇게 약속한 이후 줄인 배출량은 약속한 양의 32%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앞으로 남은 7년동안 줄여야 할 온실가스가 매우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EU는 현재 정책을 이어간다면 2030년까지 배출량을 43%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시행 예정인 친환경 정책을 포함한다 해도 48%가량 줄이는데 그친다는 것이다. 봅커 훅스트라(Wopke Hoekstra) EU 기후담당 집행책임은 "결국 기후목표를 완전히 달성하려면 배출량 감축 속도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보고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EU 각국이 러시아산 가스를 신속하게 차단한 점은 잘한 일"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U는 러시아산 가스 수입량을 2021년 1550억 입방미터에서 2022년 800억 입방미터로, 2023년에는 약 400억~450억 입방미터로 줄였다.

보고서는 "EU가 그간 풍력 및 태양열같은 재생에너지 기술을 빠르게 성장시킨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지난 10년동안 재생에너지는 더 빠르게 성장했어야 한다"고 했다. 유럽 전체 에너지 생산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연평균 0.67%포인트(P)씩 증가해 2021년에는 21.8%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EU 목표치인 42.5%에 도달하려면 향후 몇 년동안 훨씬 더 빠른 성장이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훅스트라 집행책임은 "배출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크게 세 가지 개선점이 필요하다"며, 건물과 운송부문에서의 배출량 감소, 자연적 탄소 흡수원 증가, 농업부문 배출량 감소를 위한 지원 등을 꼽았다.

그는 또한 "화석연료 보조금은 재생에너지 전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각국 정부는 이를 없애겠다고 한 약속을 다시한번 상기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실제 EU 각국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에 화석연료 보조금으로 대응했다. 일반 국민과 산업계가 화석연료를 더 쉽게 구매하게끔 지원한 것이다. 그 결과 보조금은 지난해 1230억유로로 급증했다. 이 중 절반은 지금 종료기한 또한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훅스트라 집행책임은 "오는 11월 열리는 COP28 기후정상회의에서 EU는 가스포집 기술이 없는 화석연료와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를 추진할 것"이라며 "EU의 모든 회원국은 에너지 빈곤이나 정의로운 전환을 해결하지 못하는 화석연료 보조금을 가능한 한 빨리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최근 몇몇 EU 국가들은 기후행동에 미적지근한 모습이다. 기후 및 에너지 계획 초안을 6월까지 제출해야 하는데 소수의 국가만 기한을 지킨 것이다. 특히 EU 주요 배출국들인 독일, 프랑스, 폴란드는 아직도 제출하지 않았다.

기후행동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 CAN)의 유럽지부는 "기후 및 에너지 계획 초안을 살펴보니 이들로는 지구온도를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 이상 상승시키는 것을 막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2030년까지의 기후 및 에너지 요구 사항을 준수하기에는 너무 약하다"고 비판했다.

키아라 마르티넬리(Chiara Martinelli) CAN 유럽지부 이사는 "각국 정부가 목표에 걸맞은 실천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이 보고서는 기후행동에 대한 긴급한 요구와 부진한 진전 사이의 극명한 대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일갈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한항공 기내식 용기 '식물성 소재'로 바꾼다

대한항공이 식물성 원료로 만든 기내식 용기를 도입한다.대한항공은 오는 12월부터 밀짚, 사탕수수, 대나무 등 비목재 식물성 원료로 제작된 기내식 용

"배출권거래제, NDC 53% 맞춰 운영"…정부, 산업계 부담 덜어준다

정부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에 대한 산업계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NDC 하한목표인 53%에 맞춰 운영하기로 했다

'젊어지는 삼성전자'...30대 상무·40대 부사장으로 '세대교체'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 24명 많은 161명에 대한 임원승진을 단행했다. 인공지능(AI)와 로봇, 반도체 분야에서 미래기술을 이끌 리더들을 중용했다는 게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돈지갑' 나왔다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이 나왔다. 한국조폐공사는 진짜 돈이 담긴 화폐 굿즈 신제품 돈방석·돈지갑을 출시하고, 지난 23일 오후 2시부터 와디

파리크라상 '사업부문'과 '투자·관리부문'으로 물적분할한다

SPC그룹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이 물적분할을 진행한다.SPC그룹은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에 대해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고 24일 밝혔

광명시, 포스코이앤씨 공사장 오폐수 무단방류로 고발

포스코이앤씨가 오폐수 무단방류 혐의로 광명시로부터 고발당했다.경기도 광명시는 서울~광명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원광명지하차도 터파기 과정에

기후/환경

+

땅속에서도 죽지 않는다...북극 동토층 '좀비 산불'로 몸살

땅속으로 파고든 불씨가 죽지않고 타는 '좀비 산불'이 시베리아와 캐나다, 알래스카 등 북극의 새로운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좀비 산불'은 유기토양

기후취약국들 갈수록 '빚더미'..."기후재원 언제까지 대출받아 피해복구?"

기후재난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기후취약국들이 기후위기를 촉발시킨 선진국들의 책임있는 자세를 다시한번 촉구하고 나섰다.기후

1만2000년만에 분화한 화산...연기 14km까지 치솟아

에티오피아 북동부에 위치한 하일리 굽비 화산(Hayli Gubbi volcano)이 약 1만2000년 만에 처음으로 분화했다고 24일(현지시간) AFP, 가디언 등 외신들이 보도했

"초미세먼지 줄여라"…정부, 석탄발전소 가동중단에 출력제한 조치

온화한 날씨로 인해 올겨울 초미세먼지(PM2.5)가 지난해보다 더 짙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해 석탄발전소 최대 17기

탄소배출권 사서 메우자?...배출권 의존기업 탄소감축 '제자리'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 확대보다 기업의 직접 감축 노력이 우선이라는 국제보고서가 공개되며 상쇄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대한상의 '재생에너지 벤치마킹 연수' 참여기업 모집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 재생에너지 활용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재생에너지 벤치마킹 연수'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25일 밝혔다. 연수는 오는 12월 10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