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진행하는 석유와 가스전 개발로 내뿜게 되는 이산화탄소(CO2) 가운데 미국 등 주요 20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환경단체 오일체인지 인터내셔널(Oil Change International)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2050년까지 전세계에서 계획중인 신규 유전과 가스전 개발계획을 분석해보니 미국과 캐나다, 러시아, 이란, 중국 등 5개국이 석유·가스 신규 개발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전세계가 배출하는 양의 65%에 달했다.
특히 미국의 배출량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할만큼 압도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캐나다와 러시아, 이란, 중국, 브라질이 그 뒤를 이었다. 올해 11월 열릴 제28차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8)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는 7위를 차지했다. 주요 20개국이 석유와 가스전 개발로 배출하게 될 이산화탄소의 양은 전체의 90%를 차지할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향후 30년동안 진행될 전세계 석유와 가스전 개발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온도를 1.5℃ 이상 상승시키기에 차고 넘친다"고 밝혔다. 이미 2021년에 국제에너지기구( 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는 1.5℃ 상승 방지를 억제하려면 새로운 석유와 가스탐사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보고서 공동저자인 로맹 이우알렌(Romain Ioualalen) 오일체인지 인터내셔널 글로벌 정책이사는 "만약 구멍에 빠졌을 때 첫번째 단계는 구멍파는 것을 멈추는 것"이라며, 각국이 화석연료 확장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몇몇 국가가 화석연료를 빠르게 단계적으로 퇴출해야 한다는 요구를 무시하고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일갈했다.
석유와 가스전 개발규모 상위 20개국이 2023년에서 2050년까지 내뿜게 될 이산화탄소(CO2)는 약 1730억톤에 이른다. 이는 석탄화력발전소 1100기를 가동했을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맞먹는다.
보고서는 "지구온도 상승을 1.5°C로 제한하려면 이미 생산중인 시추 시설도 폐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각국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화석연료 이해관계가 인류를 목에 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말 뉴욕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새로운 약속을 이끌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명확한 실행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경우에만 연례 유엔총회 정상회담에 참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리시 수낙(Rishi Sunak) 영국 총리는 이를 사전에 입수하고 유엔총회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올여름 수낙 총리는 영국의 석유 및 가스 사업을 최대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영국 기후위기 캠페인 단체인 업리프트(Uplift)의 테사 칸(Tessa Khan) 이사는 "우리는 종종 영국이 기후리더라는 말을 듣지만, 이 연구는 영국이 되레 기후위기의 주범임을 확인시킨다"며 "살기좋은 세상을 원한다면 새로운 유전과 가스전을 계속 개발할 수 없지만 영국 정부는 반대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화석연료 회사들의 요구에 굴복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며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난방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정부는 대변인을 통해 "이 보고서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취한 큰 진전을 무시한다"며 "1990년부터 2021년까지 영국은 배출량을 48% 줄이면서 경제를 65% 성장시켜 다른 G7 국가보다 빠르게 탈탄소화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탄소중립에 도달한 2050년에는 영국이 사용하는 가스는 4분의 1 수준"이라며 "이들 국내 생산 가스가 수입산보다 평균 4배 더 깨끗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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