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아프리카 기후정상회의..."아프리카를 재생에너지 허브로"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9-07 15:07:11
  • -
  • +
  • 인쇄
▲아프리카 기후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나이로비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아프리카 정상회의 공식 SNS)

이달 4일~6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아프리카 기후정상회의'가 나이로비 선언(Nairobi Declaration)을 발표하며 막을 내렸다. 선언문에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부채 탕감과 글로벌 탄소세 도입 그리고 아프리카를 재생에너지 허브로 키우자는 내용이 담겨있다.

참가국들은 나이로비 선언을 통해 "화석연료 운송 및 해상·항송 수송을 포함한 탄소세 도입을 촉구한다"며 "탄소세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자금을 조달하고 세금 인상 문제를 정치적 압박으로부터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참가국들은 "아프리카를 재생에너지 개발의 허브로 육성해야 한다"며 "아프리카는 가장 젊은 노동력을 가지고 있고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비롯한 천연자원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 기준 56기가와트(GW)였던 아프리카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2030년까지 300GW로 늘리기 위해서는 앞으로 7년간 6000억달러의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제28차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개최국인 아랍에미리트는 아프리카 대륙의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45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알 자베르(Al Jaber) COP28 의장은 "세계는 기후변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경쟁에서 패배하고 있다"며 다른 국가들의 지원을 촉구했다. 

다만 이번 나이로비 선언에 대한 관계자들의 입장은 엇갈리고 있다. 정부 및 국제기관 관계자들은 "아프리카의 녹색성장을 명시했다"고 높게 평가한 반면, 기후단체 활동가들은 "전형적인 그린워싱일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상황에도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아프리카 전역에서 기상이변으로 인해 생계가 붕괴되고 이재민이 발생하고 식량 불안정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후금융만 조명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다.

알리 모하메드(Ali Mohamed) 케냐 기후변화 특별고문은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지도부의 접근방식에 중대한 변화가 있었다"며 "선언문에 명시된 계획이 획기적이고 민간 기후투자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도 "재생에너지는 아프리카의 기적이 될 수 있다"며 "아프리카가 재생에너지 강국이 되기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해야"한다고 밝혔다. 

반면 비정부기구인 국제위기감시기구(International Crisis Group)의 아프리카 기후, 환경 및 분쟁 분석가 나자닌 모시리(Nazanine Moshiri)는 "홍수와 가뭄의 증가와 분쟁의 위험에 직면한 많은 지역사회에 '녹색' 투자가 정말로 흘러갈 것이라고 믿느냐"고 반문했다.

아프리카 민중기후회의(Africa people’s climate assembly)는 이날 성명을 통해 "최초의 아프리카 기후정상회담은 약하고 부적절한 선언으로 끝났다"며 "녹색 식민주의의 깃발을 든 선진국들이 그들의 입맛에만 맞는 아프리카 기후정책을 계속 강제했다"고 일갈했다. 이어 "아프리카 천연자원의 상품화와 추출이야 말로 그린워싱"이라며 "이러한 프로젝트는 결국 서방 기업과 국가들이 아프리카에서 환경오염을 계속하도록 허용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언이 기후위기로 인한 인권문제를 도외시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비정부기구 크리스천 에이드(Christian Aid)의 범아프리카 옹호 고문 조압 오칸다(Joab Okanda)는 "선언문 자체는 인권에 대해 매우 침묵하고 있다"며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은 인권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빙그레, 지주사 전환과 인적분할 계획 '백지화'

빙그레가 '빙그레홀딩스'와 '빙그레'로 인적분할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빙그레는 지난해 11월 22일 이사회에서 결의한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

KCC·HD현대 손잡고 개발한 도료, 환경표지 인증 '취득'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어나 조선업계가 호황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KCC와 HD현대(HD현대

스마트안전시스템 AI·챗GPT 기반 'AI 안전함'으로 진화

스마트안전시스템인 '안전함'이 인공지능(AI)과 챗GPT 기반의 'AI 안전함'으로 진화했다. 사단법인 한국스마트안전보건협회는 '안전함'에 AI와 챗GPT 기술

코오롱, 저소득층 아이들 위한 기부천사 '드림팩' 진행

코오롱그룹이 저소득가정 아이들을 위한 선물꾸러미 '드림팩(Dream Pack)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캠페인은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코

과대포장과 스티로폼 '확 줄었다'...설 선물세트 '친환경' 대세

과대포장과 스티로폼 포장이 판을 치던 예년과 달리, 올해 설 선물세트 시장은 친환경 포장재가 대세로 굳어진 모습이다. 20일 본지가 백화점과 대형마

트럼프 취임식 4대그룹 총수 '불참'...참석하는 韓기업인 누구?

오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취임식에 참석하는 우리 기업인들의 명단도 윤곽이 드러나고

기후/환경

+

거대한 탄소창고 '북극'…이제는 지구온난화 '부채질'

지구의 거대한 '탄소창고' 역할을 하던 북극의 툰드라와 숲, 습지의 3분의 1이 탄소배출원이 됐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구동토층에 수 천년

'불의 고리' 대만 100차례 넘게 '흔들'...TSMC, 연속지진에 큰 피해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한 대만 남부지역에서 여진이 100여차례씩 이어지고 있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대만 타이둥현 서쪽 10km 지역에서

130km급 역대급 폭풍이 몰려오는 英 아일랜드 '초비상'

최대 풍속 130km/h에 달하는 역대급 폭풍이 영국 아일랜드에 몰아닥칠 것으로 예고됐다.23일(현지시간) 영국 국립기상센터는 24일 오전 2시부터 폭풍 '에

'LA 산불' 강풍에 되살아났다…하루새 여의도 10배 잿더미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서부에서 발생한 산불이 잠잠해지는가 했더니, 또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확산되면서 하루밤

[주말날씨] 맑고 포근하다가...설 연휴 '많은 눈'

설 연휴를 앞둔 이번 주말은 전국이 맑고 포근하겠지만 설 연휴에는 흐려지면서 많은 눈이 내리겠다.오는 25~26일은 우리나라가 고기압 영향권에 놓이

'불의 고리' 연달아 지진·화산...후지산 폭발 가능성 '모락모락'

몇 일전 일본과 대만에서 규모 6.9에 달하는 강진이 발생한데 이어 23일(현지시간) 필리핀에서도 규모 5.7와 5.4 지진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공포가 확산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