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동안 꺼지지 않은 산불로 불지옥을 경험한 그리스가 이번에는 역대급 폭우로 물난리가 났다.
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그리스 중부지역에는 반나절동안 754mm의 '물폭탄'이 쏟아져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그리스 기상청에 따르면 그리스 연간 평균 강우량은 약 400㎜ 정도지만 5일 그리스 중부 필리온 지역에 반나절 동안 내린 비의 양은 754㎜에 달했다. 2006년 이후 최고 강수량을 기록했다. ETH 취리히의 연구 기상학자 조나단 윌은 소셜서비스(SNS)에 "이것은 2021년 7월 서유럽의 홍수를 능가하는 유럽 최대의 홍수 재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폭우 피해가 집중된 테살리아주(州)와 인근 섬 스키아토스에서도 거리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으며 테살리아 볼로스에 있는 한 요양원은 일부가 파손되면서 입소자 94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남성은 폭우로 건물 벽이 무너지면서 목숨을 잃었다.
그리스와 가까운 튀르키예와 불가리아에서도 폭우가 잇따랐다. 튀르키예 당국에 따르면 불가리아 국경 근처 키르클라렐리 지방의 캠프장에서 2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으며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에서도 최소 2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 불가리아 남부 흑해 연안에서도 홍수가 발생해 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산불과 폭우 모두 유럽지역의 열돔현상과 관계가 있다고 분석하며 근본적으로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여름 유럽 대륙에는 고압의 대기층 아래 갇혀 열기를 뚜껑처럼 가두는 열돔 현상이 심화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이 크게 발생했고, 이어서 형성된 저기압이 지중해로부터 습기를 끌어와 홍수를 부채질했다고 설명했다. 또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면서 폭풍과 폭우가 더 강력해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그리스 동북부에서는 지난달 유럽연합(EU)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이 발생해 최소 20명이 숨지고 미국 뉴욕시보다 넓은 면적이 불에 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