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대규모 산사태..."기후변화로 영구동토층 녹은 결과"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6-15 11:03:50
  • -
  • +
  • 인쇄


지구온난화로 영구동토층이 녹아 오스트리아 티롤주의 플루흐손(Fluchthorn) 산 정상 일부가 붕괴되며 산사태가 발생했다. 알프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간)부터 플루흐손 산에서 10만 입방미터가 넘는 암석이 아래 계곡으로 추락하며 산사태가 일어났다. 플루흐손 산은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국경에 위치한 실브레타 알프스에 있는 해발 3400m 높이의 산이다. 현지 지질학자들은 "영구 동토층의 해빙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라고 말했다.

지질학자들은 "피해지역 상공에서 정찰 비행을 통해 낙석의 양을 초기 평가했다"며 "다만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현재 자료는 보수적인 수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사에 참여한 지질학자 중 한명인 토마스 피글(Thomas Figl)은 "이번 사고는 비교적 큰 규모의 사고로, 최소 10만 입방미터의 암석이 떨어져 나갔으며 그보다 더 많은 양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티롤 주 정부가 밝혔다.

지질학자들은 이번 붕괴의 원인을 장기간 얼어붙은 토양과 암석층인 영구 동토층이 해빙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영구 동토층은 주로 북극에 있지만 알프스 지역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피글은 "얼음은 산의 접착제 역할을 하는데, 기후변화로 인해 오랜기간 동안 얼음이 녹아내리고 있다"며 "그 결과가 우리 눈 앞에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연방산림·눈·경관연구소(Swiss Federal Institute for Forest, Snow and Landscape Research, WSL)의 마르시아 필립스(Marcia Phillips) 영구 동토층 연구팀장은 "영구 동토층이 해빙되면 불안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전에 영구 동토층 얼음으로 막혀 있던 틈새를 통해 물이 암석 덩어리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물이 얼었다 녹아서 암석을 갈라지게 하고 산사태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필립스 연구팀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낙석이 증가했는지 여부를 말할 수 있는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며 "많은 낙석이 사람이 없는 외딴 지역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 온도가 상승하고 영구 동토층이 녹아 지역의 낙석이 더 흔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영구 동토층 온도 상승, 얼음 손실, 지하수 함량 증가 등의 이유로 알프스에서 고지대의 경사면 움직임과 낙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낙석 등 산사태는 인명과 재산에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 혼란과 피로를 야기할 수 있다. 낙석 경보가 울릴 때마다 대피하는 일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5월, 스위스 다보스 인근 그라우뷘덴(Graubünden) 지역에 위치한 브리엔츠(Brienz) 마을 주민들이 산에서 떨어지는 약 200만 입방미터의 바위로 인해 집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를 받고 긴급히 대피하는 일이 있었다. 아직 바위가 마을에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주민들은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역 위기관리 위원회의 크리스찬 가트만(Christian Gartmann) 위원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며칠동안 많은 바위가 떨어지는 등 활동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그곳은 매우 위험하며 많은 바위가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기후/환경

+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2030년까지 78% 보급한다더니...올해 저메탄사료 보급률 2%

정부가 2030년까지 전국 가축의 78%에 '저메탄사료'를 보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올해 보급률은 2% 남짓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정부가 계획만 세우고 실

“1.5℃ 목표 상실은 도덕적 실패”… 유엔 총장, COP30 앞두고 행동촉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이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개막을 앞두고 "지구온난화 1.5℃ 목표를 놓친 것은 인류의 도덕적

지구 1.42℃ 높아졌다...올해 두번째 혹은 세번째 뜨거운 해

올해는 기상 관측 이래 두 번째 또는 세 번째로 뜨거운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세계기상기구(WMO)는 6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년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

[주말날씨] 20℃ 안팎 '포근'...비온 뒤 '쌀쌀'

이번 주말은 날씨가 온화한 가운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다.8일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낮부터 제주도에서 비가 시작되겠다. 비는 늦은 오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