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과학자들은 지구가 생태계 훼손에서 스스로 복원할 수 있는 기후임계치가 1.5℃라고 제시했지만, 지구온난화로 평균온도가 1℃만 넘어도 인간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새로운 분석이 제기됐다. 현재 지구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1.2℃까지 상승한 상태로, 분석에 따르면 기후 경계점을 이미 넘었다.
독일의 국책연구소인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otsdam Institute for Climate Impact Research)가 주도한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소득, 식량 및 물의 손실뿐만 아니라 사망, 이주, 만성질환과 같은 인간에게 심각하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지구온난화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정의' 요소를 추가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는 몰디브와 같은 작은 섬나라에서든 부르키나파소의 농부들이든 기후변화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확인하는 작업"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기후, 생물다양성, 물, 공기 등 지구의 중요한 시스템의 변화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구 안정성과 동일한 단위를 사용해 측정했다. 그 결과, 기후와 대기오염 그리고 질소농도 부분에서는 인간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기후임계치가 지구가 견딜 수 있는 기후임계치보다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지구의 기후임계치에 이를데까지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 인간은 이미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뒤라는 것이다. 다만 자연생태계, 노동환경, 비료의 물과 인의 경우는 동일한 것으로 나왔다.
요한 록스트롬(Johan Rockstrom)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소장은 "우리는 이미 안전한 지대를 넘어섰다"면서 "정말로 사람들을 걱정한다면 정책 입안자들이 이같은 사실을 직시하고 사람들이 이미 위험한 영역에 들어섰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속가능성 과학자모임인 지구위원회(Earth Commission)는 "1.5℃를 초과하는 온난화는 빙상이나 산호초와 같은 지구시스템에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촉발시킬 위험이 있다"고 말한 적 있다. 또 세계기상기구(WMO)는 "향후 5년 내 일시적으로 지구 평균온도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목표했던 1.5℃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인간의 삶의 질을 파괴하고 생존을 위협하는 데는 1℃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록스트롬 소장은 "이러한 경우 '안전과 정의는 함께 간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 놀라웠다"며 "지구를 안정된 상태로 유지하고 자연을 건강한 상태로 지킨다면 인간에게도 정의를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놓고 과학자들은 "이미 1℃는 우리가 심각한 피해로 정의하는 수준과 같으며, 수 백만명의 사람, 지역사회, 국가 및 지역이 영구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이는 1℃가 지구온난화의 최대 수준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록스트롬 소장은 "1℃ 상승이 인간에게 심각한 결과와 비용을 초래했다는 발견은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에 대처해야 하는 시급성을 더한다"며 "지난해 열린 COP27 정상회의에서 이를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어렵게 타결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책입안자들에게 '인류를 위한 관리가능한 미래'를 목표로 자연과 기후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강화할 것을 촉구하며 "비록 창문이 빠르게 닫히고 있기는 하지만 그 미래를 위한 창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