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亞-태평양 지역 12% 아동이 기후충격 직면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아이들이 기후위기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유니세프(UNICEF)가 발간한 최신 보고서 '임계점을 넘어'(Over the tipping point)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기후 및 환경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기후변화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피해에 직면해 있다.
유니세프는 "어린이들은 기상이변 증가로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으며, 조부모 세대보다 6배 더 많은 기후관련 재난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0년동안 동남아태평양 지역은 홍수가 11배, 폭풍이 4배, 가뭄이 2배 이상, 산사태가 5배 증가했다. 또 4억6000만 명의 어린이가 대기오염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고, 2억1000만명 이상의 어린이가 사이클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물 부족과 해안 홍수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은 각각 1억4000만명과 1억2000만명에 달한다.
유니세프 동아시아태평양 지부장 데보라 코미니(Debora Comini)는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어린이들의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기후위기는 아이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생존 및 성장의 권리를 잃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더구나 취약지역에 사는 어린이들의 피해는 더 극심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6300만명의 어린이가 6가지 이상의 기후 충격에 놓여있다. 그런데 전세계적으로는 3%의 어린이가 이같은 상황에 노출돼 있는 반면 동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이보다 4배 많은 12%의 어린이가 기후 충격에 직면해 있다.
유니세프는 "기후 위험은 빈곤한 어린이들이 이를 대처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며 "이들은 즉각적인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가장 적다"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19처럼 비(非)기후적 위기와 기후위기가 결합될 때 더욱 심각해진다. 보고서는 "이러한 기후 충격은 점점 빈도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 빈곤 등 비기후적 위기와 상호작용하면서 승수 효과를 일으킨다"고 했다. 결국 지역 전체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쳐 '다중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지역 사회와 장애를 가진 가장 취약한 아동의 경우 이러한 다중위기를 대처하고 회복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며 "궁극적으로 이러한 영향은 어린이들이 이미 직면하고 있는 불평등을 악화시켜 극빈층을 더욱 빈곤으로 몰아넣는다"고 경고했다.
또 유니세프는 "빈번한 환경오염과 산림벌채는 동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지속가능한 개발과 경제성장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 중 하나"라며 "어린이와 청소년의 삶과 생계에 장기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코미니 지부장은 "재난 위험 관리의 주요 과제를 해결하고 기후대응서비스를 구축해 어린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 기업, 기부자들의 긴급하고 집단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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