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겨서 버려지는 과일·채소...기후변화와 물가상승 '부채질'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9-06 15: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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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기형적으로 생긴 과일·채소' 급증
25억톤 식료품 폐기처분...온실가스 10% 차지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농경지가 바싹 마른 탓에 기형적으로 생긴 과일과 채소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과일과 채소는 상품가치가 없다보니 그대로 버려지는데 이는 기후변화와 물가상승을 부채질하는 또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은 "크기나 모양이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로 거부되는 농산물이 음식물 쓰레기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소비자들과 소매업체들이 기형 과일과 채소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식품가격이 추가 인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세계 수억명이 굶주림에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음식의 40%가 이런 이유로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영국소매협회(British Retail Consortium·BRC)는 이같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반조리식품 등에 기형 과일과 채소를 적극 활용해 농부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잉글랜드 및 웨일스 전국농민연대의 톰 브래드쇼(Tom Bradshaw) 부회장은 "소비자들은 감자가 특정한 모양으로 생겨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지만 사실 농산물의 모양에 대해 좀 너그러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세계자연기금(WWF)과 영국 대형유통업체 테스코(Tesco)의 공동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해마다 전세계적으로 25억톤가량의 식료품이 폐기처분되고 있다. 현재 8억2000만명이 기아 상태에 빠져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품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량의 음식이 무의미하게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버려진 음식물은 매립지에서 썩어가며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인 강력한 온실가스 메탄을 방출한다. 잉거 안데르센(Inger Andersen)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식량의 폐기처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세계 온실가스의 8~10%에 이른다"며 "이를 국가로 치자면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번째로 큰 온실가스 배출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 신중하게 쇼핑하고 창의적으로 요리하며 아무 곳에서나 음식을 낭비하는 일을 사회적으로 용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의 불안정한 작황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비영리단체 뉴워터컬처재단(FNCA)의 공동설립자 누리아 에르난데스모라(Nuria Hernández-Mora)는 "기후변화 연구 논문들을 살펴보면 앞으로 가뭄의 빈도와 강도가 늘어나고, 더 오래 지속될 전망이다"며 "이것이 뉴노멀로 자리잡을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와 유통업체 등 전체 공급망 차원에서 특단의 조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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