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E 발전량 4.3만GW...이통3사 전력소비 9000GWh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lectricity) 100%'의 약자다. 글로벌 비영리단체 '기후 그룹'(The Climate Group)과 글로벌 환경경영 인증기관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가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로 2014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20년말 글로벌 RE100에 가입했다. KT는 글로벌 RE100 이니셔티브 가입을 최종 승인받았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LG유플러스도 최근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수립하고, 한국형 RE100(K-RE100)에 연내 가입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RE100은 정부나 국제기구 등에 의한 강제적 참여가 아닌 글로벌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애플과 구글 등 전세계 370여개 기업이 이미 동참하고 있다. K-RE100은 이같은 글로벌 움직임에 편승해 정부가 지난해 1월 마련한 제도다.
특히 이통사와 같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에게 RE100은 '넷제로' 달성을 위한 핵심이다. ICT기업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대부분은 데이터센터(IDC), 네트워크 장비 등이 사용하는 전력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통3사 모두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전환이 목표다. 하지만 2030년까지 목표는 조금씩 다르다. SK텔레콤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6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LG유플러스는 53%, KT는 40% 전환을 2030년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이통3사가 현재 사용하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보면, 목표 달성이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지난해 SK텔레콤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전체 전력량의 2% 수준이다. KT는 0.02%이고, LG유플러스 역시 집계된 것은 없지만 미미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이통사 중 가장 먼저 재생에너지 전환에 관심을 가졌다고는 해도 시기가 2019년 정도"라며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 비중을 늘려가고 있고, 올해 5%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올해 SK텔레콤은 한국전력과 체결한 '녹색프리미엄' 그리고 자체 생산하는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계획이다. 또 하반기부터 전력구매계약(PPA) 등 다른 재생에너지 확보 방법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와 LG유플러스측은 "지금까지는 재생에너지 전환보다 전력 사용 감축에 더 집중해 왔다"며 "이제부터 전력 사용 감축과 함께 재생에너지 전환도 추진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입을 모았다.
기업들이 이처럼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국내 전력 생태계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재생에너지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4만3085GWh다. 전체 발전량의 7.5% 수준이다. 또 이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재생에너지보다는 원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얼마나 확대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이통3사가 사용한 전력량은 각 회사별로 2500~3000GWh 정도다. 3개사 모두 합치면 총 9000GWh 수준이다. 게다가 통신서비스 고도화, 관련 서비스 수요 증가 등으로 전력 사용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단순 계산해도 현재 생산되는 재생에너지의 4분의 1이 이통사로 공급돼야 3사 모두 RE100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적극적이던 문재인 정부의 목표대로 했어도 국내 기업들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웠다"며 "RE100을 선언하는 곳은 점차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텐데 국내에서 그 수요를 충족시킬 재생에너지를 어떻게 충당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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