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회복 탓"...1인당 온실가스 13.1톤 배출
지난해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시 늘어나면서 '2050 탄소중립' 국가목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8일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가 공개한 '2021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 잠정치는 6억7960만톤이다. 2020년 배출량 6억5660만톤보다 2300만톤이나 늘어난 것이다.
2018년 7억2700만톤으로 정점을 찍고 2019년~2020년 점차 줄어들었던 온실가스 배출량이 1년 사이에 3.5%나 증가한 이유에 대해 서흥원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은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산업활동이 2021년부터 재개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소비가 증가했고, 국내에서도 발전량 증가, 산업생산 활동 회복, 수송용 연료소비 증가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수송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9790만톤으로 2020년(9630만t)보다 1.7%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고속도로 교통량만 보더라도 지난해 주행차량 대수는 17억2700만대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16억1400만대였다.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에너지 분야로, 지난해 배출량이 2020년보다 3.6% 증가한 5억9060만톤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배출량의 87%다. 에너지 분야 배출량 가운데 37%를 차지하는 '발전·열생산' 부문의 배출량은 2억2200만톤으로, 2020년 2억1810만톤보다 1.8% 늘었다.
다만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줄어들고 액화천연가스(LNG)와 재생에너지 발전이 늘면서 1메가와트시(MWh)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1년 0.385톤으로 2020년 0.395톤보다 소폭 감소했다. 덕분에 같은 기간 '발전량' 증가폭은 552테라와트시(TWh)에서 577TWh로 4.5%를 기록했지만, '배출량' 증가폭은 그보다 적은 1.8%에 그쳤다.
지난해 산업공정 부문 배출량은 2020년 4850만톤에서 5.2% 증가한 5100만톤을 기록하면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7.5%를 차지했다. 2021년 건설경기가 회복되면서 시멘트 생산량이 늘어나고, 반도체 생산이 활발해진 까닭으로 풀이된다.
농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0년보다 0.9% 감소한 2120만톤을 기록했다. 육류소비도 늘어나면서 사육하는 소와 돼지 등 가축 사육두수 증가로 축산에서의 배출량은 2020년보다 2.1% 늘어 980만톤을 기록했지만, 경작면적의 감소로 나머지 배출량이 상쇄됐다.
폐기물 분야 배출량은 2021년 1680만톤으로 2020년(1710만톤)보다 줄었다. 폐기물량은 지난해 더 늘었지만 수년간 매립량과 소각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서흥원 센터장은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은 세계 평균(5.7%)이나 미국(6.2%)·유럽연합(7%)·중국(4.8%) 등 주요국보다 낮은 편"이라며 "하지만 인구 1인당 배출한 온실가스는 13.1톤으로 2020년 12.7톤보다 증가했다"고 밝혔다.
더구나 올해도 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축해야 하는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그린피스 장다울 전문위원은 "감소세가 증가세로 바뀐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코로나 이후 경기회복이 주원인이라 해도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인 한국은 더 큰 감축노력으로 온실가스를 더 줄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후위기는 곧 경제위기라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전세계적인 RE100 캠페인이나 탄소국경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재생에너지의 빠르고 과감한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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