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곳이 'F 이하'...판매량 1위 도요타 'F--' 최하위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글로벌 10대 자동차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환경평가에서 현대자동차그룹 등 7개사가 '낙제점'을 받았다.
4일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는 2020년 기준 글로벌 판매량 기준으로 상위 10개 자동차 제조사를 대상으로 친환경 실적과 계획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0대 자동차업체 가운데 국제사회의 공인된 목표인 '2050 탄소중립'에 부합하는 탈탄소 계획을 갖춘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린피스는 "오는 12일 막을 내리는 '제26 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세계 197개국 대표는 전 지구적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이산화탄소 감축 방안을 논의 중이다. 그러나 이산화탄소 배출에 책임이 큰 자동차업체들은 그 책임에 걸맞은 위기감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번 환경평가 기준은 △내연기관차 생산중단 및 전기차 전환(종합평점 계산시 가중치 80%) △부품 공급망 탈탄소화(종합평점 계산시 20% 가중치) △자원 지속가능성(가점) △ 문제점(감점) 등 4개 항목이다.
종합평점에서 제너럴모터스는 C-, 폭스바겐은 D, 르노는 D-가 나왔다. 현대·기아자동차와 닛산 그리고 혼다는 'F+'를 맞았다. 다임러와 포드는 'F-'를 받았고, 스텔란티스와 토요타는 'F--'를 받았다. 평가대상 10개사 가운데 7개사가 낙제점인 F 이하를 받은 것이다. F를 받은 회사들은 모두 탄소중립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F등급에서도 '+'와 '-' 그리고 '--'로 상대적 수준을 매겼다.
종합평점 | 내연기관차 생산/판매 중단(비중: 80%, 10점 만점) | 공급망 탈탄소화(비중: 20%, 10점 만점) | 자원 지속가능성 | 감점(연비 규제 반대 로비 참여 등) | |
도요타 | F-- | 1.88 | 4.45 | - | |
스텔란티스 | F-- | 2.88 | 3.05 | - | |
포드 | F- | 1.13 | 5.30 | ||
다임러 | F- | 3.13 | 2.30 | + | - |
혼다 | F+ | 3.50 | 1.70 | + | |
닛산 | F+ | 3.31 | 5.40 | + | - |
현대-기아 | F+ | 4.81 | 3.10 | - | |
르노 | D- | 4.31 | 6.75 | - | |
폭스바겐 | D | 5.19 | 4.35 | - | |
GM | C- | 6.69 | 5.60 | - |
그린피스는 "현대자동차는 2030년 탈내연기관 계획이 없는 것은 물론 차량부품 탈탄소화 노력도 매우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현대차는 전기자동차 TV 광고 등을 통해 친환경 기업이라는 이미지 홍보에 나섰지만 실제 자동차 생산과 판매는 여전히 내연기관차(97%)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동차 제조과정 및 공장 운용에 있어 탄소배출을 줄여 2045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으나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제너럴모터스(GM)의 경우 2020년 중국 시장에서 소형전기차 대규모 판매와 2035년 탈내연기관 선언이 크게 작용했다. 이에 더해 GM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2020년 ID3, ID4 등 전기차 판매량이 2019년 대비 3배 급증한 23만1600대에 달해 점수를 높일 수 있었다.
자동차 시장점유율 세계 1위인 일본 도요타의 친환경 성적은 'F--'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내연기관차 생산중단 및 전기차 판매실적과 계획이 매우 미흡했고, 공급망 탈탄소화 수준도 평균치에 그쳤다. 미국 등에서 연비규제 강화 등에 반대하는 로비를 벌이고, 전기차 전환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가장 소극적이어서 감점을 받기도 했다.
김지석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전문위원은 "전세계적으로 화석연료를 태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24%가 수송부문에서 발생하고, 이 가운데 45%가 자동차 부문에서 발생한다. 그래서 OECD 의 공식 에너지 전문 분석기관인 세계에너지기구(IEA)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늦어도 2035년까지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내연기관 신차 판매 중단이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글로벌 10대 자동차사들이 이보다 앞서 2030년까지 내연기관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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