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더 많이 흡수하는 'GMO 나무'...매력적이지만 위험하다?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8-03 1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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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리빙카본이 개발한 'GMO 포플러 나무'
탄소포집에 효율적? 또다른 환경파괴자?

뉴스;트리는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글로벌 언론인 협력체인 '커버링 클라이밋 나우'(Covering Climate Now·CCNOW) 대한민국 2호 미디어 파트너로 등록된 언론사입니다. CCNOW는 미국 컬럼비아저널리즘리뷰와 더네이션이 주도해 결성한 단체로, 가디언과 블룸버그 등 전세계 578개 언론사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CCNOW에서 공유하고 있는 뉴스와 정보를 아래와 같이 번역해 게재합니다.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할 수 있게 유전자 개량을 거친 이른바 'GMO 나무'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의 기후 스타트업인 리빙 카본(Living Carbon)은 "최대 53% 더 많은 바이오매스를 축적해 27%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GMO 포플러 나무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무는 햇빛을 이용해 물과 이산화탄소를 산소와 당으로 전환하는 광합성 과정을 거치는데, GMO 포플러 나무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광합성 효율을 극대화 했다는 것이다. 리빙 카본은 "기후 적응과 탄소 제거에서 유전자 합성 생물학은 큰 잠재 가치가 있다"며 나무의 게놈을 조정하는 것에 대해 많은 지지자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판의 시선도 적지않다. GMO 나무가 환경 피해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조림지 외부로 확산돼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 유전자변형 나무로 탄소중립?

2019년 설립한 리빙 카본은 시작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창립자본으로 1500만달러를 모으고 2021년애는 미국 정부로부터 50만달러의 보조금까지 받았다. 리빙 카본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2021년 전세계 연간 배출량의 1.7%에 달하는 6억4000만톤의 이산화탄소(CO2)를 포집하겠다"고 자사의 목표를 밝혔다.

리빙 카본의 공동창립자이자 CEO인 매디 홀(Maddie Hall) 박사는 "원래 인간은 오랫동안 식용작물을 포함한 식물의 특정 형질을 개선하기 위해 선택적 육종을 사용해 왔다"며 "우리 회사의 GMO 포플러 나무도 본질적으로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제초제 저항성을 위해 나무를 교잡하거나 나무의 단일 재배에만 도움이 되는 특정 좁은 형질을 도입하지 않는다"며 "대신 우리는 성장속도를 향상시키는 일반적인 형질을 도입하고 있으며, 다음 단계로 분해 속도가 느려져 모든 나무에 도움이 되는 형질을 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빙 카본은 "탄소포집 외에도 나무가 독성 토양에서 니켈이나 구리와 같은 금속을 축적해 곰팡이 부패에 더 잘 견딜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며 "실제 폐광지에서 실험한 결과 묘목의 생존율이 97%에 달했다"고 말했다. 리빙 카본은 이를 바탕으로 2024년초까지 고오염 지역에 400만그루 이상의 묘목을 심을 계획이다.

홀 박사는 "식물 생명공학 기술은 단순히 작물의 생산량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며 "그럴 경우 생태계에 통합적이고 복원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유전자 변형 '슈퍼나무'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나무들이 주변 생태계의 유전자를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GMO 나무심기 중단 캠페인'에 참여한 환경단체들은 "리빙 카본의 연구는 처음에 동료 검토를 거치지 않은 회사 자체 백서였다"며 연구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이들 단체들은 "GMO 나무가 일생동안 계속 증가된 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홀 박사는 "회사가 공개적으로 출범할 당시 모든 사람이 연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기 때문에 동료평가를 거치지 않고 누구나 이용가능한 저널에 백서를 게재했다"며 "이후 해당 논문은 동료 심사를 거쳐 포레스트(Forests) 특별판에 정식 게재됐다"고 반박했다. 

글로벌 정의생태 프로젝트(Global Justice Ecology Project, GJEP)의 앤 페터만(Anne Petermann) 이사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여전히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나무의 진화 궤도를 바꾸는 것에 대해 심각성을 가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광고가 다소 과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유전공학으로 변형된 나무는 한 세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손에게까지 발생하는 돌연변이와 변형을 포함한 수많은 예기치 않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홀 박사는 "모든 나무가 암컷이기 때문에 리빙 카본의 포플러는 꽃가루를 생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설사 그런 일이 발생하더라도 회사가 심은 다른 나무 종은 GMO 나무를 비옥하게 할 만큼 밀접한 관련이 없기 때문에 위험은 바이오매스 축적의 국지적 증가로 그칠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페터만 이사는 "포플러 나무는 자웅동체 번식이 가능하고 그루터기에서 다시 싹을 틔울 수 있다"며 "결국에는 국가나 산림의 경계를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더욱이 더 잘 자라고 덜 썩는 GMO 나무는 전혀 이해되지 않는 방식으로 자연순환을 방해한다"며 "나무처럼 오랫동안 살 수 있고 다른 많은 유기체와 상호작용하는 생물에게 특히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년동안 지속되고 여러 세대의 나무를 대상으로 하는 현장 실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안전하고 효율적? 또다른 환경파괴?

GMO 나무가 실제 탄소흡수에 효과가 있는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리빙 카본은 "실제 식재와 더 유사한 시나리오에서 묘목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상업적 시범 식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리빙 카본에 따르면, 단일 조림이 아닌 혼합 조림을 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총 12종의 나무를 탄소 프로젝트 조림에 포함시켰다.

홀 박사는 "현재까지 조지아주와 오하이오주에 광합성이 강화된 GMO 포플러 나무 약 8900그루를 혼합 조림에 심었다"며 "이는 전체의 5%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에 페터만 박사는 "53% 더 빨리 자라는 나무를 일부 심은 것 뿐인데 어떻게 자신 있게 탄소를 저장하고 측정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냐"고 되물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농무부(USDA)가 최근 이 슈퍼트리를  규제할 필요가 없으며 상업적으로 식재할 수 있다고 결론지으면서 논란이 더 확산되고 있다.

페터만 박사는 "리빙 카본은 미 농무부가 평가하지 않은 다른 기술 즉 유전자 물질로 코팅된 미세한 총알을 세포에 발사하는 '유전자 총' 방법을 사용한다"며 "이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새로운 유전자가 게놈에 관련된 모든 손상과 함께 DNA에 도입되고 그로 인해 발생할 수있는 모든 예측할 수없는 영향이 있다"며 "USDA가 나무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단지 그들의 권한 밖이라고 말한 것뿐"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리빙 카본이 프로젝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탄소배출권을 판매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탄소배출권 판매는 투명성 부족, 지역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악영향, 오염원에게 배출 면허를 줄 수 있다는 비판을 받기 때문이다.

홀 박사는 "2024년과 2025년에 전달될 탄소배출권에 대한 계약을 앞두고 있다"며 "이는 탄소제거 및 재생에너지 분야의 표준관행이고 자금마련에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프로젝트를 미국 탄소등록소에 검증을 신청하고, 향후 프로젝트에 더 적합할 수 있는 베라(Verra)같은 비영리단체에 의뢰하는 등의 방법을 모색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베라의 열대우림 상쇄 크레딧 중 90% 이상이 가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않지 않을 전망이다.

로빈 채즈돈(Robin Chazdon) 선샤인 코스트대학(University of the Sunshine Coast) 열대림 생태학 교수는 "GMO 나무심기가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지만 매우 위험하고 실패하기 쉽다"며 "이 나무가 질병과 초식동물에 더 취약할 뿐더러 유전적 다양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 문제에 직면했을 때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빠르게 자라도록 설계된 나무는 일반적으로 나무 밀도가 낮고 수명이 짧기 때문에 특히 몇 년 후에 수확할 경우 저장된 탄소의 양이 전반적으로 적다"며 "결국에는 숲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생물 다양성, 지역 주민의 소득 창출, 식량이나 땔감으로 나무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나무 자체의 탄소저장 능력에 의구심을 품는 것은 위험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제임스쿡대학교(James Cook University)의 빌 로렌스(Bill Laurance) 교수는 "전세계가 GMO 나무에 대해 지나치게 겁을 먹는 경향이 있다"며 "물론 생태공학 접근 방식은 엄청나게 비싼데 반해 혜택은 미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나무는 다른 어떤 유형의 유기체보다 더 많은 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하기 때문에 대기 중 탄소 수준을 줄이기 위한 잠재적 수단으로 나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무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도구는 아니지만, 나무는 실행 가능한 기후솔루션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내용은 Mongabay에 Juliette Portala 기자가 게재한 기사입니다. This article by Juliette Portala from Mongabay is published here as part of the global journalism collaboration Covering Climate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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