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방치된 2차 미세플라스틱…뇌에 심각한 염증 유발"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7-12 12:01:45
  • -
  • +
  • 인쇄


그동안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던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해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핵심단백질자원센터 최성균 센터장과 경북대학교 수의학과 박진규 교수 연구팀이 환경으로 유입된 플라스틱이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하는 과정을 실험실 수준에서 구현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뇌 안에서 신경독성 물질로 작용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은 수계로 흘러 들어간 플라스틱이 광분해 작용을 거쳐 분해된 것으로, 크기가 5밀리미터(㎜) 미만의 플라스틱 조각이다. 이보다 잘게 쪼개진 플라스틱 조각을 2차 미세플라스틱이라고 한다.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해양생물은 물리적인 상처, 장폐색, 섭식행동장애 등 여러 부작용을 겪을 수 있으며, 플라스틱소재의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은 생물의 지방 조직에 축적되어 간과 갑상선, 신경계 장애를 유발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었다.

연간 800만톤(t)이 버려지고 있는 플라스틱은 자외선과 파도 등에 의해 매우 작은 조각들로 부서져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바뀐다. 이를 플랑크톤 등 하위 생명체들이 섭취하게 되면서 먹이 사슬 최상위에 위치한 인간에게까지 침입할 수 있다.


공동 연구팀은 환경으로 유출된 플라스틱으로부터 자연 풍화로 인해 생성된 2차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을 확인하고자 환경으로 유출된 플라스틱이 자외선, 파도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 화학적·물리적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을 실험실 수준에서 모방한 생성 모델을 확립했다. 이후 생성된 2차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 파악을 위해 쥐에게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을 7일 동안 먹이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2차 미세플라스틱 섭취 그룹의 외부 뇌 조직에서 신경변성과 세포사멸에 관련된 염증성 단백질 발현 증가 및 염증 완화 단백질 발현 감소를 확인했다. 이 결과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인간의 뇌에서 2차 미세플라스틱이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미세아교세포주(HMC-3)에 영향을 끼쳐 뇌의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2차 미세플라스틱이 뇌에 잠재적인 신경독성 물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DGIST 최성균 센터장은 "환경으로 유출된 플라스틱이 풍화가속 과정을 거쳐 2차 미세플라스틱이 되고 이것이 뇌에 염증반응과 세포사멸을 증가시키는 신경독성 물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프로테오믹스 기반 분석을 통해 최초로 규명해 냈다"며 "자연환경에서 노출될 수 있는 2차 미세플라스틱이 뇌에 더 심한 염증반응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이 매우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는 DGIST 융합연구원 중점연구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을 받았고 연구 결과는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Environmental Research)에 온라인 게재됐으며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빛사(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등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박스피'에 속타는 기업들...축 처진 주가 살리기에 '안간힘'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시장이 휘청거리며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배당성향 높이기 등 일제히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빙그레, 내년 5월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빙그레가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2025년 5월에 지주회사 '빙그레홀딩스'와 사업회사 '빙그레'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분할 후 지주회사는 신규사업투

SPC그룹, 연말 맞아 임직원 물품기증 캠페인 진행

SPC그룹이 연말을 맞아 임직원들이 함께 물품을 기부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돕는 '기부, GIVE(기브)해' 캠페인을 진행했다.22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

'부당대출' 눈감아준 조병규 우리은행장 결국 연임 실패

손태승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알고도 눈감아줬다는 의혹에 휩싸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연임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어난다. 22일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노들섬 설치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노들섬에 세워졌다.아모레퍼시픽재단은 '다시 보다, 희망의 빛 1332'라는 이름의 공병 트리를 만들어 노들섬

'플라스틱 제로' 선언해놓고...GS25 '초코바' 막대는 플라스틱

'플라스틱 제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던 GS25가 아이스크림 막대에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편의점 GS25는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와 손

기후/환경

+

'최악 스모그'에 파묻힌 인도 뉴델리..."기후변화로 대기질 더 악화"

인도 뉴델리가 학교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최악의 스모그가 덮친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22일 인도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

[COP29] 1조달러 확보 결국 실패?...기후재원 '텅빈' 합의문 초안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1조달러의 신규 기후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폐막 하루전 나온 '신

아제르바이잔, COP29.com 도메인 뺏기고 뒤늦게 접속차단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가 'COP29.com'이 아닌 'COP29.az'가 된 배경에는 환경

거목이 뿌리째 뽑혔다…'폭탄 사이클론' 美서북부 강타

미국 서북부 지역이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쑥대밭이 됐다. 시속 163㎞에 달하는 초강풍에 거리 곳곳에서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고

[COP29] 관광도 NDC 포함되나...'관광분야 기후행동 강화 선언' 출범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포함시켜 정부가 관리하도록 하는 국제 이니셔티브가 추진된다.20일(현

"AI기술로 기후변화 대응한다"…코이카,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협약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리우협약,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의 합의를 이뤄낸 기후변화대응협의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