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던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해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핵심단백질자원센터 최성균 센터장과 경북대학교 수의학과 박진규 교수 연구팀이 환경으로 유입된 플라스틱이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하는 과정을 실험실 수준에서 구현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뇌 안에서 신경독성 물질로 작용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은 수계로 흘러 들어간 플라스틱이 광분해 작용을 거쳐 분해된 것으로, 크기가 5밀리미터(㎜) 미만의 플라스틱 조각이다. 이보다 잘게 쪼개진 플라스틱 조각을 2차 미세플라스틱이라고 한다.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해양생물은 물리적인 상처, 장폐색, 섭식행동장애 등 여러 부작용을 겪을 수 있으며, 플라스틱소재의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은 생물의 지방 조직에 축적되어 간과 갑상선, 신경계 장애를 유발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었다.
연간 800만톤(t)이 버려지고 있는 플라스틱은 자외선과 파도 등에 의해 매우 작은 조각들로 부서져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바뀐다. 이를 플랑크톤 등 하위 생명체들이 섭취하게 되면서 먹이 사슬 최상위에 위치한 인간에게까지 침입할 수 있다.
공동 연구팀은 환경으로 유출된 플라스틱으로부터 자연 풍화로 인해 생성된 2차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을 확인하고자 환경으로 유출된 플라스틱이 자외선, 파도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 화학적·물리적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을 실험실 수준에서 모방한 생성 모델을 확립했다. 이후 생성된 2차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 파악을 위해 쥐에게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을 7일 동안 먹이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2차 미세플라스틱 섭취 그룹의 외부 뇌 조직에서 신경변성과 세포사멸에 관련된 염증성 단백질 발현 증가 및 염증 완화 단백질 발현 감소를 확인했다. 이 결과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인간의 뇌에서 2차 미세플라스틱이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미세아교세포주(HMC-3)에 영향을 끼쳐 뇌의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2차 미세플라스틱이 뇌에 잠재적인 신경독성 물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DGIST 최성균 센터장은 "환경으로 유출된 플라스틱이 풍화가속 과정을 거쳐 2차 미세플라스틱이 되고 이것이 뇌에 염증반응과 세포사멸을 증가시키는 신경독성 물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프로테오믹스 기반 분석을 통해 최초로 규명해 냈다"며 "자연환경에서 노출될 수 있는 2차 미세플라스틱이 뇌에 더 심한 염증반응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이 매우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는 DGIST 융합연구원 중점연구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을 받았고 연구 결과는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Environmental Research)에 온라인 게재됐으며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빛사(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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