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업종별 기상도는?…반도체·디스플레이 '맑음', 석화·철강 '흐림'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5-12-15 14:5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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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 (사진=연합뉴스)

'붉은 말의 해' 2026년을 맞아 우리 산업 기상도는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세와 글로벌 통상 환경변화의 유불리에 따라 업종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5일 발표한 11개 업종별 '2026년 산업기상도 전망조사'에 따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은 '맑음', 배터리·바이오·자동차·조선·섬유패션은 '대체로 맑음', 기계·석유화학·철강·건설 업종은 '흐림'으로 예보됐다.

'맑음'으로 전망된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이어지면서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AI 서버에 필수적인 고대역메모리(HBM)과 고부가 D램 수요 확대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알파벳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투자 흐름은 2026년 이후에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대한상의는 이에 따라 2026년 반도체 수출이 올해 대비 9.1% 증가한 18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일부 국가의 기술규제 강화는 여전히 하방 요인으로 지적됐다.

디스플레이 산업도 AI 산업 성장의 수혜를 받으며 '맑음' 전망을 받았다. 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과 IT 기기 확산으로 디스플레이 사양이 전반적으로 상향되면서, 전력효율이 높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자동차용 대면적 디스플레이 채택 확대와 혼합현실(XR) 시장 성장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2026년 디스플레이 수출이 올해 대비 3.9% 증가한 176억7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글로벌 IT 수요 변동성과 일부 고객사의 생산 전략 변화는 변수로 꼽혔다.

배터리 산업은 '대체로 맑음'으로 예보됐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 증가에 따라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확대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다. 전기차 시장 역시 캐즘 이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신차 출시가 이어지고 있어, 배터리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가장 큰 하방 리스크로 지적됐다. 2025년 기준 중국 배터리 기업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77%를 넘어섰으며, 비(非)중국 시장에서도 한국 기업의 점유율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술경쟁력 강화와 고부가 시장 중심의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바이오 산업은 위탁개발생산(CDMO) 설비 증설과 글로벌 제약사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힘입어 '대체로 맑음'으로 예보됐다.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생산시설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위탁생산 수주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항체약물접합체 등 고부가가치 신약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중장기 성장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 주도의 약가 인하 정책과 자국 우선주의 기조는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 산업도 '대체로 맑음'으로 예보됐다. 대미 관세 완화 등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데다, 국내 전기차 신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생산과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 울산공장과 기아 화성공장 등 주요 생산시설 증설에 따라 2026년 자동차 생산과 수출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계 자동차의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대와 가격 경쟁 심화는 중장기적인 리스크로 지적됐다.

조선 산업은 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교역 회복과 에너지 운송 수요 확대에 따라 선박 발주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대한상의는 2026년 조선 수출이 올해 대비 8.6% 증가한 339억2,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국제해사기구의 온실가스 감축 조치 연기로 친환경 선박 전환 수요의 불확실성은 변수로 남아 있다.

섬유패션 산업은 한류 콘텐츠 확산과 고부가 패션 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대체로 맑음'으로 전망됐다. 원화 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도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체감 물가 상승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내수와 교역 둔화 가능성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다.

반면 기계·석유화학·철강·건설 업종은 '흐림'이 예상됐다. 기계 산업은 미국의 고율 관세 적용 확대 등 통상 환경 불확실성으로 2026년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저유가 기조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철강 산업 역시 중국의 구조적 공급과잉과 미국·유럽연합(EU)의 수입규제 강화로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 산업은 고금리 지속과 부동산 PF 부실, 공사비 상승 등으로 민간 수주 회복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증가에 따른 공공부문 수주 회복은 일부 완충 요인으로 제시됐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중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로 내년에도 업종 전반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며 "AI를 중심으로 한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이를 뒷받침할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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