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눅해지지 않고 빳빳…자존심 세운 '종이빨대'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12-06 16: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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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연구원, 100% 분해 친환경 제품 개발
▲본 연구를 주도한 (우)오동엽 박사와 (좌)곽호정 박사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음료에 넣어도 젖지 않으면서 토양·해양에서 완전히 분해되는 '친환경 종이 빨대'를 한국화학연구원이 개발했다.

6일 한국화학연구원은 오동엽·곽호정 박사팀과 서강대 박제영 교수팀과 함께 음료에 젖지 않으면서 토양·해양에서 완전히 분해되는 친환경 종이 빨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대표적 생분해 플라스틱인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를 합성한 후 여기에 셀룰로스 나노크리스탈을 소량 첨가해 코팅 물질을 만들었다.

주 성분이 종이와 같은 셀룰로스 나노크리스탈은 종이 빨대를 코팅할 때 종이 표면과 생분해 플라스틱을 단단히 붙여주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종이 빨대는 코팅 물질이 균일하고 단단하게 붙어, 쉽게 눅눅해지거나 거품을 많이 일으키지 않는다. 게다가 코팅 물질 자체가 종이와 생분해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100% 썩어 없어진다. 

연구팀은 친환경 종이 빨대가 찬 음료뿐만 아니라 뜨거운 음료 속에서도 일정한 성능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물이나 차, 우유나 기름이 포함된 음료, 탄산음료 등 다양한 음료를 휘젓거나 오랜 시간 사용해도 눅눅해지거나 구부러지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눅눅해진 정도를 실험한 결과, 기존 종이 빨대는 5℃ 찬물에 1분간 담갔다 꺼낸 후 약 25g 무게 추를 걸었을 때 심하게 구부러졌는데 연구팀이 개발한 종이 빨대는 같은 조건에서 50g 이상의 무게 추를 올려도 잘 구부러지지 않았다. 

개발된 빨대는 바다에서도 분해가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빨대를 1.5∼2m 깊이 바닷물에 60일 동안 담가두자 무게가 50% 이상 감소하고, 120일 후에는 완전히 사라졌다. 기존 일반 종이 빨대는 120일 후에도 형체를 보존했고 무게도 5%만 줄었다.

위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생분해성, 내수성, 부동성, 폴리에스테르 나노셀룰로오스 복합 종이 빨대(Biodegradable, Water-resistant, Anti-fizzing, Polyester Nanocellulose Composite Paper Straws)' 제목으로 11월 21일 게재되었고,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연구책임자 오동엽 박사는 "본 기술은 플라스틱 시대에 살고있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작은 사례"라며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바꾼다고 바로 그 효과가 즉각 나타나진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차이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용하기 편한 일회용 플라스틱들부터 다양한 친환경 소재로 차근차근 바꾼다면, 미래 환경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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