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A가 뭐길래…캡슐형 세제 쓸수록 환경오염?

전찬우 기자 / 기사승인 : 2022-11-23 10:15:51
  • -
  • +
  • 인쇄
캡슐형 세제 감싼 플라스틱 포장지 논란
美 환경단체 "물에 안 녹는다" 규제 촉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캡슐형 세제


최근 미국에서 캡슐형 세제를 감싸고 있는 '플라스틱 필름'의 환경오염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캡슐형 세제는 간편함과 편리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캡슐형 세제의 포장지인 폴리비닐알코올(PVA, 이하 PVA)이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반대하는 단체들은 미 환경보호청(EPA, 이하 EPA)에 캡슐형 세제를 감싸고 있는 PVA의 안전성을 평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 PVA는 물에 녹는 수용성 수지의 일종이다.

캡슐형 세제의 사용을 반대하는 단체들은 회사의 광고처럼 캡슐형 세제를 감싼 '플라스틱 필름'이 물에 완전히 분해되지 않는다며, EPA에 사용 금지 조치를 청원했다. 청원서는 PVA에 대한 건강 및 환경 안전 테스트를 촉구하는 내용으로, PVA가 안전하다는 것이 입증될 때까지 '안전한 선택 및 안전한 화학 성분' 목록에서 해당 화합물을 제거할 것을 요구했다.

논평을 요청받은 EPA 대변인은 "청원을 검토하고 그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PVA 사용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다. 섬유 산업에도 사용되는 PVA는 그간 '안전한 것'으로 널리 간주되어 왔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 식품 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식품 포장, 식이 보충제 및 제약 제품에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ACI(American Cleaning Institute)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PVA의 최소 60%는 28일 이내에, 100%는 90일 이내에 생분해된다. ACI는 용해된 PVA를 포함한 물이 폐수처리장으로 흘러가면 박테리아와 다른 미생물들이 "자연적인 생분해를 통해" 이를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CI 관계자는 "PVA는 세탁 방식에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설거지의 자동화를 가능하게 했다. PVA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유포된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포장재 제조 회사 모노솔 또한 성명을 내고, 소비재에 PVA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요구를 거부했다. 모노솔의 기업 담당 부사장 매튜 밴더 란은 "전 세계 EPA, FDA, 규제 기관 및 인증 기관의 평가를 포함한 수십 년의 연구는 PVA의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PVA 사용에 반대하는 단체들은 즉각적으로 이러한 ACI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다. PVA의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청원에는 세탁소와 식기세척기에서 나오는 PVA의 약 75%가 기존 폐수 처리를 거친 후에도 그대로 남아 있다는 연구자료를 제시했다.

해당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 찰스 롤스키는 "PVA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일반 플라스틱과 매우 유사하다. 다만 한 가지 차이점은 PVA가 수용성이라는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PVA의 용해 능력을 물에 소금을 붓는 것에 비유하며, "소금이 물에 녹는다면 여러분은 그것을 볼 수 없지만, 여전히 소금은 물속에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한 캡슐형 세제 사용 반대자는 "아마도 수백만 명의 소비자들이 캡슐형 세제를 구입하고 있을 것이며, 그들은 스스로가 지구를 위해 정말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은, 캡슐형 세제에서 비롯된 플라스틱 입자가 계속해서 하수구로 방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기후/환경

+

강수량 600㎜·풍속 220㎞ '괴물태풍'...'갈매기'에 베트남 쑥대밭

태풍 '갈매기'가 필리핀에서 최소 323명의 사망·실종자를 내고 베트남까지 휩쓸고 있다.7일(현지시간) AFP·AP·로이터 통신과 관영 베트남

기후변화로 사하라 사막 초원되나?…"21세기말 강수량 75% 는다"

기후변화로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사하라 사막 강수량이 2100년에는 2배에 달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일리노이 시카고대학(UIC) 연구팀이 21세

"NDC 60%는 실현 가능...50~53%는 탄소중립과 불일치"

정부가 제시한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가운데 60% 감축안만이 2050년 탄소중립과 정합하며 실현 가능한 경로라는 분석이 나왔다.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중국 에너지 전환 속도내지만..탄소배출 정점 더 늦어져

중국의 탄소배출 정점이 당초 예상했던 2030년 이전보다 늦은 2030년대 초반에 찍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6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국제 에너지&

HSBC, 석유·가스 감축 '속도조절'…'2050 탄소중립' 그대로

HSBC가 석유·가스 등 고배출 산업에 대한 2030년 감축 목표를 완화하고,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 장기 목표만 유지하기로 했다.6일(현지시간) HSBC는 공

기후위기 속 맥주의 생존법… 칼스버그 ‘열에도 강한 보리 유전자’ 발견

덴마크 맥주기업 칼스버그(Carlsberg)가 기후변화에도 견디는 '내열(耐熱) 보리 유전자'를 발견했다.6일(현지시간) 칼스버그연구소는 "보리 유전체에서 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