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탄소상쇄 크레딧' 재도입되나?..."조건부 부활시켜야"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9 16:29:04
  • -
  • +
  • 인쇄


유럽연합(EU) 배출권거래제(ETS)를 설계한 조스 델베크 전 유럽연합집행위원회 기후총국장이 국제 탄소상쇄 크레딧의 제한적 재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자신이 직접 금지했던 제도를 "조건부로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델베크 전 국장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유럽연합 기후정책 수장을 맡으며 배출권거래제를 구축하고 국제 탄소상쇄 크레딧인 CDM 크레딧을 단계적으로 폐지한 인물이다. 당시 크레딧 남용으로 배출권 가격이 폭락하자 EU는 외부 감축실적을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18일(현지시간) "나는 다시 CDM을 도입하는데에 찬성한다"며 "품질 기준과 허용량을 매우 엄격하게 설정해 신중하게 접근하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과거에는 CDM 크레딧이 대거 유입돼 ETS 시장을 흔들었다. 품질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값싼 해외 크레딧이 대량 유입되면서, 유럽 내 온실가스 감축 유인이 약화됐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2021년부터 ETS는 CDM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델베크는 "CDM은 잘 협상됐지만 끔찍하게 운영됐다"며 "당시 유럽 시장을 거의 붕괴시킬 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파리협정 하에서 국제 상쇄제도 관련 규칙이 정비됐고, EU가 이에 참여해 기준 수립에 기여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과거와 달리 유럽이 자체적으로 품질 기준을 설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상쇄 크레딧의 활용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TS에 통합하는 방식 외에도, 농업이나 건물 등 ETS 적용 외 부문에서의 감축을 보완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해당 구상은 EU 내부 반발에 직면해 있다. 유럽기후자문위원회와 유럽의회 연구소, 환경단체 등은 "외부 상쇄는 ETS 가격을 다시 불안정하게 만들고, 실질 감축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델베크는 "우리가 목표를 세웠던 시점과 지금은 상황이 너무 다르다"며 "전쟁, 산업 재편, 트럼프 복귀 등 현실을 반영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U는 오는 7월 2일 2040년 감축목표 발표와 함께 CDM 재허용 여부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수자원공사, 재난구호용 식수페트병 '100% 재생원료'로 전환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재난구호용으로 지급하는 식수페트병을 100% 재생원료로 만든 소재를 사용한다고 23일 밝혔다. 수자원공사가 제공하는 이 생

친환경 사면 포인트 적립...현대이지웰 '그린카드' 온라인으로 확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토탈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이 녹색소비생활을 촉진하기 위해 친환경 구매시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그린카드 적립서비스

SK AX, ASEIC과 51개국 제조업 탄소중립 전환 나서

SK AX가 'ASEIC'과 손잡고 국내외 51개국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관리, 기후공시 등 탄소중립 전환을 돕는다. SK AX은 ASEIC(아셈중

쿠팡 '비닐봉투' 사라지나?...지퍼 달린 다회용 '배송백' 도입

쿠팡이 신선식품 다회용 배송용기인 프레시백에 이어, 일반 제품 배송에서도 다회용 '에코백'을 도입한다.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인천, 부산, 제

삼성, 수해 복구에 30억 '쾌척'…기업들 구호손길 잇달아

삼성그룹은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집중호우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30억원을 21일 기부했다. 기부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

삼성전자-LG전자, 침수지역 가전제품 무상점검 서비스

삼성전자서비스와 LG전자가 집중호우 피해지역을 대상으로 침수된 가전제품 세척과 무상점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 18일부

기후/환경

+

국제사법재판소 "기후위기 대응 안하면 국제법 위반"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국제법 위반일 수 있다는 국제사법재판소(ICJ)의 판단이 나왔다. 기후변화로 피해를 입은 나라가 선진

[날씨] 맹렬한 폭염 '지속'...한낮 36℃까지 치솟는다

목요일인 24일, 전국 낮 최고기온이 36℃까지 오르는 무더위가 이어지겠다. 강원·경상 일부 지역에 소나기가 내릴 예정이지만 이 소나기가 더위를

100년 넘은 시설인데 관리예산 '삭둑'...美 오하이오주 댐 '붕괴 위험'

트럼프 정부가 댐 관리인력과 예산을 줄이면서 100년이 넘은 미국 오하이오주 댐들이 붕괴 위험에 처했다. 앞으로 30년동안 1만8000개 주택이 홍수 피해

가자지구 폭격 잔해 처리에서만 온실가스 9만톤 배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남겨진 가자지구의 잔해를 처리하는데 9만톤 이상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영국 옥스포드와 에든버러

이란, 50℃ 넘는 폭염에 가뭄까지…물 아끼려고 임시공휴일 지정

이란 당국이 50℃를 넘는 기록적인 폭염과 물 부족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물소비 제한령을 내렸다. 일부 지역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임시공휴일

두산에너빌리티, 국내 최초 10MW 해상풍력 국제인증 획득

두산에너빌리티는 자사가 개발한 10메가와트(MW) 해상풍력발전기가 국제인증기관 UL(Underwriters Laboratories)로부터 형식인증을 취득했다고 23일 밝혔다. 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