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수함 탐지의 핵심인 음파가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속에서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요 해역에서 잠수함 탐지 거리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산하 방위대학(NATO Defense College)은 지난 3월 보고서를 통해 해수 온도 상승이 해양 음향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2070~2099년 사이 탐지 거리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마우로 길리 연구원은 "대부분 지역에서 탐지 범위가 감소하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음파는 일반적으로 따뜻한 물에서는 빠르게 이동하고, 차가운 물에서는 느리게 이동한다. 이 특성 때문에 따뜻한 표층수에서 발생한 소리는 아래의 차가운 수층으로 굴절된다. 연구진은 이 현상이 강화되면서 잠수함이 음파를 피할 수 있는 '음향 그림자' 지대가 더 넓어질 것으로 봤다.
구체적으로는 러시아 잠수함 활동이 활발한 비스케이만의 경우 탐지 거리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고, 중국과 미국의 잠수함이 활동하는 서태평양에서도 최대 2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됐다.
기후변화가 잠수함 작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지역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얕은 해역들에서는 온도 분포 특성상 오히려 탐지가 쉬워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브라이언클라크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러한 변화는 군사 작전에 예측 불가능성을 키운다"며 "음향 모델을 수시로 갱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길리 박사 "탐지가 더 어려워지면 방어 측 해군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자기장 탐지 방식 등은 탐지 거리가 짧아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나토 측은 해수 온도 상승 외에도 산성화, 해파리 급증, 염분 변화 등이 해군 작전과 장비 유지보수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극지과학연구소의 산드로카르니엘 연구원은 "기후 데이터를 전략에 반영하면 함대 운용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며 "문제를 관리하지 않으면, 오히려 문제가 당신을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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